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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담당자가 입사 지원자에게 듣고 싶은 말

[채움/신직업 리포트]

신직업 리포트 | 전문가 칼럼  기술과 혁신, 창의와 비즈니스, 인간과 행복을 주제로,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 현상필 CJ파워캐스트 미디어사업 본부장, 홍정민 휴넷 에듀테크연구소 소장의 칼럼을 연재합니다.


이번 글은 오랜 기간 콘텐츠 산업 현장에서 다양한 직군의 인력을 채용하며 겪은 일들을 각색한 것이다. 본 글의 목적은 취업 성공에 필요한 면접 전략을 제시하고자 함이 아닌, 한국의 콘텐츠 산업 현장에서 느낀 직업 가치들을 채용 과정을 통해 비춰 보고자 하는 것임을 미리 밝힌다.

 




업무 흐름(Work flow) 이해의 중요성


채용 현장에서 면접관이 입사 지원자에 대해 가장 궁금해 하는 점은 무엇일까? 실무적 역량을 전제로 한다면 아마 상당수가 ‘업무 흐름에 대한 이해’가 우선일 것이다. 여기서 왜 굳이 ‘업무’에 대해서가 아니고, ‘업무의 흐름’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다수의 산업이 그렇듯 업무의 흐름 전반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업(Business)을 알고 있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제조 산업에서 원자재 수급부터 생산, 품질관리, 물류와 판매, 마케팅까지의 과정들이 하나의 흐름을 만드는 것처럼 콘텐츠 산업도 일종의 가치사슬(Value chain)이 존재한다. 어떤 기업은 기획과 촬영 등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제작을 전담하고, 또 다른 기업들은 일차 제작된 콘텐츠에 색과 음향의 보정, 보완이나 편집을 주 업으로 그 가치사슬에 참여한다. 이후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에 유통시키기 위해 기술적으로 변환, 저장하는 일 등을 담당하는 기업이 존재하기도 한다. 물론 거대한 콘텐츠 플랫폼 자체를 운영하는 기업도 있다. 


콘텐츠 산업 가치사슬 내의 기업들은 이렇듯 각자 고유의 업무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그 업무 흐름들은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경우처럼 방대하거나 복잡할 수도 있고, 짧고 단순하지만 고도의 숙련과 기술력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신규 인력의 수요와 채용 과정들은 그 기업의 업무 흐름을 연결하는 점(node)과 같은 단위 업무에서 발생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새로운 구성원을 원하는 기업들은 지원자가 얼마나 그들 고유의 업무 흐름을 이해하는지 가장 먼저 궁금해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다수의 면접에서 나오는 첫 번째 질문은(물론 자기소개를 제외하고) 후보자가 지원하는 단위 업무보다 앞뒤, 전후에 벌어지는 업무 전체에 대한 이해도 수준과 연결되는 것들이다.


“우리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계신가요?” 

“주로 어떤 조직이나 부서들과 협업할 것으로 예상하시는지요?” 

“지원하는 업무 외에 이 회사의 다른 업무에 대해 알고 계신 분야가 있으세요?”


유독 콘텐츠 산업 생태계에서 업무 흐름에 대한 이해가 중시되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여타 산업에 비해 그 가치 사슬의 복잡도가 높을 뿐 아니라, 콘텐츠가 유통되는 플랫폼들의 기술 변화가 워낙 빠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콘텐츠라는 상품이 어떻게 생성되고 어떤 과정들을 거쳐 유통되는지 이해하는 것이 개별 기술의 숙련에 앞서 선행되어야 한다. 





신입 지원자에게 궁금한 점은 산업에 대한 관심과 열정


신입지원자가 갖추어야할 태도

(1) 실무 능력보다는 콘텐츠 산업에서 일하고자하는 동기

(2) 변화무쌍한 콘텐츠 생태계의 압박감을 이겨낼 수 있는 강한 정신력


콘텐츠 산업 생태계가 요구하는 기술이나 숙련도는 짧은 기간 획득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분야에 첫발을 내딛고자 하는 신입사원 후보들에게 난이도 높은 실무 관련 질문을 하는 이는 드물다(혹여 질문을 하더라도 큰 기대감은 없다).

대신 공통적으로 한 가지 우려 섞인 질문을 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바로 콘텐츠 산업에서 일하고자 하는 일종의 ‘동기’에 관한 것이다. 콘텐츠는 시대의 유행과 흐름에 민감한 시의적 특성을 지닌 상품이고, 그것을 소비하는 형태도 변화무쌍하다. 때문에 그 유통 방식과 서비스 이면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적, 창의적 기획들이 시도된다. 게다가 방송 기술의 경우, 24시간 On-air 되는 서비스 속성 상 작은 작업 오류나 장비 운용 실수도 용납 되지 않는 경향도 존재한다. 이러한 여건에서 새내기 구성원으로 일하려면 막대한 긴장감이나 정신적 압박감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어떤 계기로 이쪽 분야에 지원하게 되셨나요?” 

“평상시에 주로 어떤 콘텐츠를 즐겨 찾으시지요?” 


이러한 질문들은 ‘이 분야에서 잘 버텨낼 수 있을까?’ 또는 ‘제대로 일을 배우기도 전에 힘들다고 포기할 일은 없을까?’ 에 대한 우회적 표현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질문은 때로는 노골적이기도 하다.


“평상시에 즐겨보시는 그 콘텐츠들이 어느 정도 복잡한 과정들을 거쳐 산출되는지 혹시 아시나요?”

“예상보다 훨씬 힘들고 인내가 필요한 일이라고 해도 기꺼이 같이 하실 수 있으세요?”





경력 지원자에게 궁금한 점은 하이브리드 역량과 계획


경력지원자에게 원하는 것 

(1) 콘텐츠 생태계 전반에 대한 이해와 기업 업무 흐름에 대한 인지

(2)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 신기술의 퍼실리테이터


콘텐츠 산업에서 경력사원을 채용한다는 것은 다른 표현으로 ‘선수’를 찾는 일이다. 어느 산업이건 경력사원을 찾는 경우 축적된 경험과 뛰어난 업무 역량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서두에 언급했듯 콘텐츠 산업의 복잡성과 빠른 기술 변화의 속도를 고려하면, 이 시장에서 경력사원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직급의 수준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이들에게는 콘텐츠 생태계의 전반에 대한 이해와 해당 기업 업무 흐름에 대한 인지, 동시에 주어진 고유 업무에 대한 자신만의 노하우까지 겸비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해당 장비는 얼마나 다양한 기종을 다뤄보셨나요?”

“하나의 콘텐츠 프로세스가 A 영역에서 B 영역으로 넘어갈 때 예상되는 에러나 장애 요인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경험한 상황들은 어땠나요?”

“그 작업에서 다루던 시스템의 가장 최근 버전은 무엇이죠?”





한도 끝도 없다. 실무에 거의 곧바로 투입돼야 하기에 경력 지원자에게는 역량 검증을 위한 질문이 하염없이 쏟아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경력직은 직급에 따라 때로 매니저가 되어 조직 관리를 맡고, 가까운 미래에 콘텐츠 산업의 리더 그룹에 속할 인재들이다. 그들에게는 지금 당장의 실무 역량 외에 산업이 요구하는 변화를 어떻게 수용하고, 그 과정을 효과적으로 체화할 것인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C 업무는 경험하지 않으신 것 같은데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인가요?”

“회사에서 지금 업무에 추가로 다른 연관업무까지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하면 수용 가능하세요?”


그리고 이 경우 보통 이런 질문들로 후보자의 의향을 정조준하기도 한다.


“후보자께서 이 일에 합류하시고 향후 5년 후, 어떤 환경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을거라 상상하세요?”

“그 5년 동안 우리들에게, 우리 업계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고백하자면, 이런 질문에 무릎을 칠 만큼 감탄스러운 답이 돌아오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지금의 콘텐츠 생태계에서 기획, 제작, 마케팅, 판매, 기술 어느 직군에 종사할지라도 이런 유형의 질문들에는 내재된 견해가 있어야 한다. 





면접에 모범답안은 없지만, 피해야 할 표현은 있다


채용 면접에서 모범 답안은 없다. 하지만 경험을 돌이켜보면, 지원자들이 가급적 피했으면 하는 표현들은 분명 있다. 다음과 같은 상황은 인터뷰를 맥 빠지게 하는 대표적 상황이다.


“후보자께서 이 일에 합류하시고 5년 정도 후에, 어떤 환경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을 거라 상상하세요?”

“묵묵히 제가 지금 맡은 일에 불평하지 않고 여전히 최선을 다해 이 일을 하고 있을 겁니다.”


질문을 던진 사람은 급변하는 콘텐츠 생태계 환경을 염두에 두고 있다. 신입 지원자에게는 5년이라는 매우 긴 시간 동안 이 산업을 명확히 이해하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포부’를 기대했을 것이고, 경력 지원자에게는 자신의 역량을 현재의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신기술의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 또는 새로운 콘텐츠 가치사슬 실현을 선두에서 경험하겠다는 비전 제시를 염두에 두었을 가능성이 높다. 역동적인 과정에 있는 산업에서 변화를 무시한 근면 성실은 일종의 ‘게으른 낙관’으로 비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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