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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움/신직업 리포트

배움의 경계를 허물어라

신직업 리포트 | 전문가 칼럼  기술과 혁신, 창의와 비즈니스, 인간과 행복을 주제로,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 현상필 CJ파워캐스트 미디어사업 본부장, 홍정민 휴넷 에듀테크연구소 소장의 칼럼을 연재합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작 ‘모나리자’는 보는 사람에 따라, 보는 각도에 따라 웃는 표정으로 보이기도, 우울한 표정으로 보이기도 한다. 모나리자 그림을 통해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표정을 읽고 다른 느낌을 갖는다. 이런 신비한 얼굴의 비결은 바로 ‘스푸마토’ 기법에 있다.

 




흐릿해서 오히려 신비로운 스푸마토 기법







스푸마토 기법은 이탈리아어 ‘sfumare(연기처럼 사라지다)’에서 유래된 말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개발했다. 이는 말 그대로 사람들에게 안개처럼 사라지는 느낌을 선사한다. 다빈치는 뚜렷한 윤곽을 없애는 방법이라 정의했다. 다빈치 작품이 갖는 생생함의 비결은 바로 이 스푸마토 기법에 있다. 모나리자 얼굴의 특징을 드러내는 눈과 입의 가장자리를 살펴보면 모나리자의 신비를 이해할 수 있다. 미술 작품에서 경계를 없애는 방법은 당시 획기적인 시도였다. 경계를 정하지 않고 그 부분을 여러 번 덫칠해서 작품에 더욱 생동감을 불러일으키게 된 것이다. 


한 가지 사례가 더 있다. 철도 산업으로 큰 돈을 번 사업가가 있었다. 그는 죽을 때가 되자 방탕한 생활을 하고 있는 아들들이 걱정됐다. 고민 끝에 사업가는 철도회사에서 얻은 수익은 모두 철도사업에 다시 투자한다는 조건으로 아들들에게 철도회사를 유산으로 물려줬다. 그러나 그 사업가의 뜻과 반대로, 얼마 되지 않아 그 철도회사는 문을 닫았다. 왜냐하면, 세월이 바뀌어 자동차·비행기가 여객 및 수송 산업의 주요 수단이 됐기 때문이다. 사업가가 사업의 경계를 ‘철도사업’에 국한하지 않고 ‘운송사업’, ‘수송사업’으로 정의했다면 그 회사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사업의 경계를 스스로 명확히 한 것이 도리어 기회를 차단해 문을 닫게 만든 셈이다.


사업의 한계 또는 시장의 경계를 정하면 새로운 기회를 놓치기 마련이다. 또한 최근의 시장 변화와 정보통신(IT)의 발전, 통합, 융합의 움직임은 시장의 한계를 스스로 정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을 말해주고 있다. 필름시장의 후지, 휴대전화 시장의 노키아, 워크맨 시장의 소니 등 과거의 영광과 달리 시장의 변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을 우리는 흔히 볼 수 있다. 경계를 명확하게 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효율적일 수 있지만 한계를 설정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미래에 대처하는 배움의 자세


배움에 있어서도 이렇듯 경계를 두는 것은 자신의 한계를 설정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배움에 경계를 두는 것은 성공으로 나아감에 있어 위험한 일일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에듀테크시대에서 우리는 우선 이런 배움의 경계를 두지 않고 학습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떤 배움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 어떤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할까? 



우선, 누구에게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는 4자 성어는 우리가 많이 들어 익히 알고 있는 말이다. 다시 한번 그 의미를 새겨보자면 가르치고 배우면서 서로 자란다는 의미이다. 배움에 임할 때는 누구에게나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면서 함께 성장한다는 마음 가짐이 중요하다. 특히 에듀테크 기반의 소셜러닝 사이트들이 다양하게 등장하면서 콘텐츠의 양과 질 보다는 우리의 배움의 자세가 더 중요해 지고 있다. 우리가 원하는 배움의 콘텐츠들은 우리가 배우려는 자세만 있다면 얼마든지 학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전공 하나만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영화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인 테슬라의 CEO 앨런 머스크는 대학에서 물리학과 경영학을 전공했다. 그리고 스탠퍼드 대학원에 진학하고 곧바로 창업의 길에 들어선다. 그는 인터넷 사업에서 전기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청정에너지 사업 그리고 우주사업인 스페이스X까지 인류의 미래라는 꿈을 바탕으로 자신의 전문 분야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해 나가고 있다. 산업화시대의 우리는 대학에서 4년 동안 배운 전공과 그 기술을 바탕으로 은퇴까지 생활을 영위해 나갔다. 하지만, 파괴적 혁신이 일반화된 오늘날에는 잘 나가던 기업이 내일 쇄망의 길을 걷고, 오늘의 유망 직종이 내일 사라지는 직업이 되어 가고 있다. 


전문 분야가 있는 것은 우리가 성장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연구 분야에 종사할 것이 아니라면, 아니 설령 연구 분야에 종사한다고 하더라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은 창조경제의 시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된다. 앨런 머스크와 같이 물리학과 경영학이라는 이론과 실용을 결합한 사고, 최근에 강조되고 있는 인문학과 실용학 등의 융합적 사고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 www.spacex.com




전공 분야를 다양화하는 것은 다른 시각에서 사물을 바라보면서 융합적이고 창조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를 얻기 위함이다. 엄지 손가락을 제외한 네 손가락으로 물건을 잡으려고 하면 잘 잡히지 않는다. 엄지와 나머지 네 손가락이 결합되었을때 우리는 물건을 잘 잡을 수 있다. 우리가 물건을 쉽게 잡을 수 있는 것은 반대쪽에서 엄지손가락이 받쳐 주기 때문이다. 즉 다른 시각, 다른 방면에서 전문 분야를 키워나갈 때 그 힘이 결합해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전공 분야를 다양화해야 하는 또 한 가지 이유는 세상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우리가 공부한 전공 분야는 어느 날 더 이상 필요 없어질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 전공 분야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새로운 지식으로 전혀 새로운 학문으로 발전하고 있을 가능성 또한 가지고 있다. 때문에 전공 분야를 다양화하여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자신만의 무기를 가꾸어 나갈 필요가 있다. 



셋째, 배움의 채널을 다양하게 만들어야 한다.

오프라인 중심의 지식이 존재했을 때는 교수나 선생님을 만나야 학습이 가능했다. 인터넷이 등장하고, 모바일이 일반화되고 있는 요즘에도 여전히 중요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지식은 인터넷이나 SNS 그리고 온라인 강의들을 통해 집에서 학교에서, 회사에서도 손 쉽게 찾을 수 있다. 오히려 우리의 배움은 너무 많은 채널에 노출되어 어떤 것을 배워야 할 지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학습하는 입장에서 이런 다양한 채널을 자신의 목적 중심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 강의라든지, 주로 보는 인터넷 사이트, 그리고 앱, SNS 등 자신의 학습과 도움이 되는 채널을 자신의 수준에 맞게 구성해나갈 필요가 있다. 과거에 잡지나 신문을 통해 정보를 얻었다면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전문 앱 그리고 SNS를 통해 자신에게 꼭 맞는 정보들을 획득할 수 있다. 또한 인터넷 설정이나 앱 설정만으로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필요한 콘텐츠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 정보뿐만 아니라 세계 누구와도 다양하게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최신 정보와 글로벌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까지 구축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배움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초나라 사람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도중 잠이 들어버렸다. 그는 보검을 지니고 있었는데, 잠결에 보검이 미끄러져 강물에 빠졌다. 검은 물 속 깊이 가라앉아 보이지도 않았다. 그러자 그는 작은 검을 주머니 속에서 꺼내어 뱃전에 자국을 내고는 “내 검이 이 지점에서 떨어졌다. 내가 빨리 표시를 해 두었기 때문에 찾을 수 있다”고 주변에 얘기했다. 

배가 건너편에 도착하자, 그는 표시를 해 놓은 뱃전으로 가서 강물 속에서 검을 찾기 시작했다. “분명히 여기 표시해 두었는데….” 사람들은 그를 비웃었지만 그는 계속 검을 찾기 위해서 강 속을 뒤지고 또 뒤졌다. 이는 ‘각주구검(刻舟求劍)’ 이야기이다. 배에 표시를 새겨 칼을 구한다는 뜻으로 융통성 없고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어리석은 사람을 이야기하는 사자성어로 자주 쓰인다. 보검을 지닌 사람은 배 안의 상황에만 집중했고, 넓은 강을 생각하지 않았다. 배에서 잃어버린 위치에 사로잡힌 나머지, 실제로 칼이 빠진 강의 위치를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우리의 배움 또한 이런 고정관념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강이라는 넓은 흐름을 보지 못한 채 배 안의 상황만 보고 학습을 진행했다가 위와 같은 상황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창의와 융합의 시대다. 이런 시대일수록 배움에 경계를 두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배움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주제와 다양한 방법으로 배움을 넓혀 나가야 한다. 이렇게 할 때 배움들이 융합하여 새로운 창조를 만들어 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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