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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움/신직업 리포트

미래 일자리, 교육이 좌우한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에서 출발한 모바일 혁명이 세상의 많은 부분을 바꿔놨다. 우리가 인터넷을 쓰기 시작한 것이 20년 전, 스마트폰을 쓰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년 전의 일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 전의 생활을 상상하는 것조차 어색할 정도로 관련 기술들이 우리 생활 깊이 뿌리를 내렸다.
모바일 혁명은 산업의 변화나 기술적인 흐름을 뛰어넘어 사람들의 생각 구조까지 바꿔놨다. 특히 ‘밀레니얼(millenials)’이라 불리는 새로운 세대의 아이들이 교실에 앉아 수업을 받고 있다. 태어나서부터 인터넷과 함께했고, 책과 텔레비전보다 스마트폰과 유튜브에 더 익숙한 세대다.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는 창구가 구글이라면 기성 세대고, 유튜브라면 새로운 세대”라는 우스갯소리가 그저 스쳐 지나갈 만큼 가벼운 농담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어쩌면 요즘 교실은 그 세대 차이가 가장 극단적으로 벌어지는 공간이 아닐까. 교육의 현실을 설명하는 이야기 중에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세대가 아니라 세기를 넘어가지만 지식을 전달하는 방법 자체에는 변화가 없다는 이야기다.

 

교육의 변화는 왜 필요한가
지난 3월 13일, 싱가포르에서 교육 박람회 ‘E2’가 열렸다. E2는 ‘Education Exchange’의 줄임말이다. 말 그대로 교육의 변화를 꿈꾸는 컨퍼런스로, 행사의 주최는 마이크로소프트다.
이 컨퍼런스에는 전 세계 교사들이 참석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는 물론이고, 아프리카나 남미에서 2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교사들과 교육 전문가들이 각자의 생각과 경험을 나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왜 교육에 투자하는 것일까?
적어도 학교에 컴퓨터를 더 많이 쓰게 해서 윈도우와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더 많이 쓰도록 하려는 단순한 이유는 아니다.
안토니 살시토 마이크로소프트 교육 총괄은 교육을 통한 선순환을 이야기한다. 교육은 그 자체로 사회적인 투자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 세상이 기술 기업에게 원하는 것 역시 교육의 참여이기 때문이다.

 

<안토니 살시토 교육 총괄(오른쪽) / 사진=최호섭>

 

마이크로소프트의 안토니 쿡 제휴 고문은 키노트에서 교육 환경의 변화는 기존 초중고등 교육에 머물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학도 변화와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교육의 수요는 학교가 아니라 평생을 두고 이어지는 우리 모두의 숙제라는 것이다. 학교가 교육이라는 목표를 두고 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안토니 쿡 고문은 전체 직업의 60퍼센트는 역할이 바뀌게 되고, 현재 직업 중 26퍼센트는 자동화되거나 아웃소싱 형태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용을 중심으로 한 직업의 형태는 바뀌고,
직무 그 자체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하지만 기술이 직접적으로 우리 직업과 삶을 위협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 직업 환경의 변화는 인류 역사 내내 이어져왔고, 지금 기업들이 현장에서 원하는 인재들은 과거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방향은 정해졌다. 그 속도를 조절하고 변화에 적응하는 시간을 얼마나 가져가느냐가 더 중요한 상황이다.
2015년 ‘아시아 세계 경제 보고서’에서는 고용주와 피고용자가 서로 기대에 맞지 않는 비중이 48퍼센트라고 밝혔다. 이는 기업과 근로자 서로가 맞지 않는 문제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사회로 나오는 인재들이 결코 기업이 원하는 요구 조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물론 학교의 역할이 직업을 위한 기술에 한정되지는 않는다. 다만 졸업 후 은퇴까지 30년 이상 일해야 하는 상황에서 시대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성과 기본 소양 그리고 교육 환경 등의 조건이 두루 갖춰져야 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30년 동안 일할 수 있는 기본기,
“디지털 중심의 소양에서 시작”

교육과 디지털의 결합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변화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은 현재 우리를 가장 불안하게 하는 요소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인터넷 이상으로 세상을 바꿀 기술이라고 말한다. 알파고를 통해 우리 가까이에 다가온 인공지능은 어느새 단순하고 반복되는 사람의 일을 대신하고 있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65퍼센트는
현재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다.

 

지난 2016년 다보스 세계 경제 포럼에서 발표된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는 우리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가져왔다. 이미 알파고를 통해 컴퓨터가 사람의 지적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는 불안감이 세상에 던져졌고, 사람의 역할과 존재 이유까지 불안해졌다. 각 나라 정부는 진지하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도 기초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기본 소득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4차 산업혁명과 그에 대한 대비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지만 누구도 그 변화의 방향을 확신할 수 없다. 지금 상상할 수 있다면 그건 혁명이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더 이상 교실의 변화를 늦출 수 없다는 이야기다. 당장 주목받는 일자리로 인공지능 전문가, 데이터 과학자 등이 언급되지만 우리는 이와 관련된 교육을 어디에서도 받을 수 없다. 이제서야 소프트웨어 교육을 공교육으로 가져오는 시도가 일어나는 정도다.

 

현장에서 시작된 변화
하지만 지금 세상이 요구하는 교육의 변화는 이제까지처럼 정부나 일부 교육 담당자들이 일방적으로 꺼내놓는 커리큘럼 등의 변화로 채울 수 없다. ‘거꾸로 교실’처럼 새로운 교수법들과 지식을 전달하는 방법들은 개발이 쉽지 않은 반면, 이렇게 만들어진 교육 방법의 활용은 1년에 한 번밖에 쓸 수 없다.
교사들과 교육 전문가들 그리고 기업들처럼 더 나은 교육 방법이 필요한 현장의 참여가 필요하다. 아래에서부터의 변화가 핵심이라는 이야기다.
지난 3월27일 애플은 새 아이패드를 출시했다. 애플은 신제품을 소개하긴 했지만 키노트의 무게는 명확히 제품보다 교육 현장에 실렸다. 애플은 세계 곳곳의 교사들을 무대에 소개했고, 디지털이 교육 현장을, 또 학생들을 어떻게 바꿔놓는지 보여줬다.

 

<교사가 직접 진행한 애플 키노트 / 사진=최호섭>

 

또한 애플은 학생들이 기기를 통해서 스스로를 더 많이 표현하고, 창의성을 키우고, 소프트웨어로 대화할 수 있도록 직접 커리큘럼을 만들고 교사들에게 전달하는 프로그램도 발표했다.
앞서 이야기한 마이크로소프트의 E2 행사의 마지막은 전 세계 수백 명 교사들이 각자 만든 수업 과정을 서로 공유하는 ‘에듀케이션 마켓플레이스’로 채워졌다. 마치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것처럼 교사와 교육 전문가들이 서로의 교육 방법을 공유하는 축제를 만들어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돈이 오가지 않아도 모두가 서로의 경험과 생각을 나눌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다.

 

<에듀케이션 마켓플레이스 현장 / 사진=최호섭>

 

기업들의 교육에 대한 투자는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물론 그것이 초기에는 기기를 이용한 수업으로 시장을 넓히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교육은 기업 스스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사회 공헌 방법이기도 하다.
그리고 교육을 통해 더 나은 인재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 결국 기업 스스로가 교육 생태계의 중요한 일원이 되는 셈이다. 급변하는 직업 환경을 두고 골머리를 썩이는 것은 기업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교육을 통해 이를 풀어내겠다는 것이다.
키노트를 마무리하는 팀 쿡 애플 CEO의 발언은 지금까지도 묘한 여운을 남긴다.

 

전 세계 교사들에게 감사한다.
여러분들이 매일매일 하는 중요한 일들에 감사한다.
덕분에 다음 세대의 크리에이터들이 태어나고 있다.

"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기자 최호섭


<바이라인네트워크>는 IT 전문 기자들로 이루어진 멀티 채널 네트워크로, 기사를 작성한 기자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IT업계에서 발생한 뉴스를 소속 기자들의 관점과 함께 제시하는 한편 글로벌 기술 트랜드, 해외 IT전시회 관련 소식 등을 보도하고 있다.